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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골치…'묻지마 관둬' 간호조무사 급증
"블랙리스트 작성" 제기…조무사協, "일부문제 호도 말아야"
개원가에서 간호조무사의 일방적 사직, 연락두절로 인한 불만이 끊이지 않고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자 일부에서는 갑작스럽게 직장을 그만둬 진료에 차질을 빚게 한 간호조무사들의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공유하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한 개원의는 "간호조무사들이 병·의원을 평생 직장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며 "이직이 잦은 간호조무사들에 대한 리스트를 공유한다면 이런 사태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개원가에서 간호조무사들에 대해 제기되는 가장 큰 불만사항은 채용 후 쉽게 직장을 그만두거나 월급날 이후 연락이 두절되는 경우.

특히 사직을 전혀 통보를 받지 못한 의사들은 진료에 차질을 빚을뿐만 아니라 병·의원의 열쇠나 보안카드 등을 돌려받지 못해 애를 태운다는 것이다.

경기도의 한 원장은 "간호조무사가 월급날 후 출근을 하지 않아 연락을 취해보려 했지만 핸드폰, 집전화 모두 불통이었다"며 "출입문 열쇠나 보안카드 등을 반납해야 하지만 그만둔다는 말도 없이 사라져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의원 역시 "간호조무사가 면접시 1년 이상 근무를 조건으로 퇴직금을 나눠주기로 했지만 5개월만에 그만두고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다"며 "계약 위반으로 병원에 반납해야 할 금액이 상당하지만 현재 전혀 연락도 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하지만 이에 대해 간호조무사협회는 직업적 안정성이 전혀 확보되지 못한 상황에서 의료계가 일방적인 주장만을 펴고 있다고 항변했다.

협회 관계자는 "일부 의원에서는 퇴직금이나 보수인상 등을 이유로 일년 이상 간호조무사를 고용하지 않는다"며 "심지어 급여지급일 직전에 해고를 통보해 실업자가 되는 간호조무사들도 허다하다"고 밝혔다.

그는 "낙후된 임금체계와 인권무시 등으로 근무를 계속할 수 없다는 고충을 토로하는 조무사들이 많다"며 "취업계약서 조차 제대로 작성하지 못하게 하는 상황에서 구두 계약사항이 위반되는 사례가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그는 "근무환경의 낙후 등으로 직업적 소명의식을 가질 수도 없는 상황에서 일부의 사례가 전체문제로 호도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의사들과 간호조무사들 간의 불신이 커지면서 자칫 양측의 감정대립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돼 문제해결을 위한 양 협회의 적극적인 대화가 시급하다.

박동준기자 (pdj28@daily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