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사이트맵
 
Login을 해주세요
아이디 / 비밀번호 찾기 회원가입
게시판
공지사항
동문동정
의국동정
동문칼럼
자유이야기
학술토론
앨범 & 자료실
최교수의 골프 칼럼
자유이야기 Home 게시판 > 자유이야기

금융권, 의사들 신용 못 믿는다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이충훈
댓글 0건 조회 1,059회 작성일 03-12-29 00:00

본문

금융권, 의사들 신용 못 믿는다

의사 대상 신용대출 한도 점점 축소
제2금융권에서도 ‘대출 거절’ 늘어

의사들의 신용도가 추락하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의사를 위한 개원대출상품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대출을 내보내야 하지만 마땅한 대상을 찾기 힘들었던 은행 입장에서는, 수익이 안정되고 개원대출업체에서 보증까지 서는 개원의들은 1급 고객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개원대출업체 역시 짭짤한 수수료 수익을 챙길 수 있어, 관련 업체만 30여 곳에 이르는 등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었다.

하지만 최근 의사들의 수입이 크게 감소하면서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대출받은 원금이나 이자를 연체하거나 못 갚는 의사들이 속속 나타나면서 의사 대상 대출이 제한되고 있는 것이다. 이전에는 개원의라면 누구나 3억원 가량의 대출이 가능했으나, 이제는 2억원 혹은 1억원으로 대출액이 조정되거나, 대출 자체를 거절 당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증가하는 연체 및 부실

일반적으로 제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는 방법은 의사가 은행에서 직접 대출을 받는 방법과 개원대출업체를 통해 받는 방법이 있다. 개원대출업체는 은행 본사 또는 각 지점과 협약을 통해 대출을 내보내고 있다. 따라서 어떤 은행의 어떤 지점을 이용하고 어떤 개원대출업체를 이용하느냐에 따라 대출 상황은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최근 의사들의 대출 제한은 거의 모든 은행과 개원대출업체의 보편적인 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는 바로 의사들의 신용도가 저하됐다는 것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 병원 수익이 줄고 폐업이 증가하는 현 상황과 맞물려 의사집단의 전체적인 신용상태가 안 좋아지고 있으며, 실제로 연체와 부실이 늘어나면서 대출 제한이 많아진 것이다.

관련 업계 및 금융권에서는 자사에 대한 악영향을 우려, 부실률에 대한 구체적인 현황을 밝히길 꺼려했지만 한 관계자는 “최근 의사들의 부실률이 증가했다”며 “현재 단기 연체조차 없는 곳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개원자금대출사업을 축소하거나 폐업을 고려 중인 업체도 나타나고 있다. 이들의 경우 대출을 통해 수수료를 챙겨왔으나, 만약 3억원의 부실이 한 건이라도 발생하면 그간 취득한 대출 수수료 수익을 일거에 날려버리는 손실이 생기게 되고 그야말로 ‘본전도 못 찾는 격’이 되기 때문에 해당사업을 접고 있는 것이다.

한번 연체는 영원한 연체

이같은 움직임은 곧 대출 심사의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체크하는 것이 바로 신용도이다. 이전의 경우 신용카드 연체내역은 의사 대상 대출의 중요 변수는 아니었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깜박 잊고 연체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용상태에 민감해진 금융권에서는 한두 번의 연체는 실수로 볼 수 있지만 연거푸 발생한 연체에 대해서는 책임감 결여로 인식, 대출을 제한하고 있다. 일례로 해외학회 참석 등으로 인해 카드 결제가 2∼3일 연체되는 경우는 흔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러한 연체 기록이 대출 심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과도한 현금서비스 역시 신용에 오점을 남기는 요인이 된다. 대부분의 은행에서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400만원 이상 받게 되면 대출이 안 되며, 일부 은행에서는 100만원을 넘는 경우부터 대출을 금지하고 있기도 하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인은 보통 ‘신용조회’라고 했을 때 신용정보조회 사이트에서 나오는 정도만을 생각하는데 실제로 은행권에서 이뤄지는 신용조회는 세세한 내역까지 모두 나온다”고 말한다. 따라서 연체 등을 해소할지라도 관련 자료들이 모든 은행에 뜨기 때문에 대출에 제한이 따르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대출업무담당자는 ‘한번 연체는 영원한 연체!’라고 강조하며 신용관리를 철저히 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는 곧 자신의 자산관리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수익 낮은 병원은 대출 힘들어

또한 단순히 의사면허만으로도 신용대출이 이루어지던 경향도 변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병원 수익을 파악, 대출 한도를 줄이거나 대출 자체를 거절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추세다. 재무제표, 사업장 현황신고서 등은 기본이고, 신용조회를 통해 수익과 지출을 파악해 대출 여부를 심사하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 의료기관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직원 월급 등의 운영자금을 위한 대출 문의가 급격하게 증가했지만 이 경우는 대개 대출이 불가능하다. 한 대출업무담당자는 “대출을 받았던 의사가 단기간 내에 5천만원에서 1억원 가량의 금액을 추가로 대출 받고자 한다면 그건 운영이 어렵기 때문에 신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 때는 대출이 안 나간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단기간 내 추가대출을 받는 것은 자금계획을 잘못 세웠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하거나 또는 자금 운영이 엉망인 경우일 것”이라며 “그 어느 것에 해당한다 할지라도 은행에서 좋게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대출한도 3억이 1∼2억으로

대출한도 역시 줄어들고 있다. 예전에는 3억원 정도까지는 신용대출이 용이했지만, 최근에는 3억까지 대출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일부 은행은 한의원, 치과 등에 대출을 자제하라는 공문이 내려오기도 했으며, 대부분의 은행에서 성형외과 등 비보험과의 대출 한도를 2억원 가량으로 축소한 상태다. 아직 대외적으로는 3억원까지 가능하다고 내세우고 있지만, 특히 성형외과, 피부과 등의 경우 오히려 대출을 꺼리는 경향이 생기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개원의에게 3억원을 한도로 지정해 뒀지만, 심사 이후 실제 대출이 나갈 땐 1억에서 2억원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한 개원자금업체의 경우 모든 과를 불문하고 3억원의 대출 상한을 1억 5천만원으로 일시에 줄이기도 했다.

한편, 이러한 한도축소는 이미 대출을 받은 개원의에게도 영향을 끼친다. 만기상환 때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출받은 3억원의 만기가 도래했을 때, 2억원만 연장이 가능하고 나머지 1억원은 일시에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개원의 외에 봉직의나 전공의 등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 상품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절차가 까다로워지고 한도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개원의 외에는 아예 대출을 해 주지 않는 업체도 상당수에 이른다.

여러 기관에서 빌리기도 어려워

또한 과거와 달리 각기 다른 은행이나 업체를 통해 한도 이상의 대출을 받는 일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일부 신용상태가 우량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타 은행의 대출액을 모두 포함하여 3억원 이내로 대출 한도를 제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또한 담보에 대한 인식도 더욱 엄격해졌다. 담보 역시 대출로 간주하는 것은 물론, 담보비율도 90%에서 40%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담보대출 4억원에 신용대출 2억원을 갖고 있던 한 성형외과 원장은 최근 병원을 통합하며 3억원의 대출을 추가로 신청했다. 신용대출액은 3억원이 채 안 됐기에 이전이라면 대출이 나갔을 테지만, 은행측에서는 이미 6억원에 이르는 기존대출 규모가 크다고 판단, 결국 대출을 거절했다.

제2금융권 이용률 증가

이런 경향 속에서 실제로 대출 심사 및 대출 발생 건수도 당연히 감소하고 있다. 개원 열풍이 잦아들고 투자를 확대하는 일도 줄어들면서 대출 관련 문의도 줄어들고 있다. 한 개원자금업체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30∼50% 가량 대출이 감소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업체의 경우도 하루에 20건 이상의 문의가 오지만 그 중 신용대출이 나가는 경우는 한 건 정도에 불과하다고 밝히고 있으며, 다른 개원자금업체 역시 대출 문의의 20∼30% 정도만 실제 대출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대출을 거절당한 의사들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당장은 여유자금이 있어서 미리 물어보는 의사도 있다지만, 정말로 급하게 돈이 필요한 의사들은 제2금융권으로 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대적으로 절차가 간편하다는 장점 때문에 예전에도 캐피탈, 보험 등의 제2금융권 이용은 많았으나, 제1금융권을 통한 대출이 막히면서 제2금융권 이용은 더욱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제2금융권의 경우 수수료와 금리 부분에서 제1금융권과 차이가 크다. 은행 같은 제1금융권 신용대출이 5% 후반의 금리라면, 제2금융권은 10∼15%까지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수수료 역시 제1금융권이 1.5% 가량이라면 제 2금융권은 1.5∼4%에 이른다. 하지만 최근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캐피탈사조차 대출을 전면 중지하는 등 금융계 상황이 악화되면서 제 2금융권에서조차 대출이 안 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에 따라 일부 개원대출업체에서는 대출은 힘들고 돈을 필요로 하는 의사들은 대상으로, 새로이 캐피탈과 제휴한 의사전용상품을 개발 중에 있다.

그래도 의사는 아직 특혜?

반면 이 같은 심사 강화가 의사에게만 일어난 불상사는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최근 벌어진 엘지카드 사태에서 보듯이 카드사는 물론 은행, 캐피탈 등 모든 금융권에서 위기에 직면하자 대출 한도를 축소하고 신용도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상황이 된 것이다.

모 은행 관계자는 의사만 심사가 강화되지는 않았다고 못박고 “최근 경기가 안 좋아지고 부실률이 높아지면서 모든 기업 및 개인을 대상으로 대출 심사를 강화했으며, 그 와중에 의사라는 직종 역시 강화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까지도 단순히 ‘직종’ 하나만으로 1억원 이상 신용대출이 나가는 것은 의사 뿐”이라며 아무리 심사가 강화되고 대출액이 줄었어도 “그나마 의사는 나은 편”이라고 밝혔다.

내년은 핑크빛?

본격적인 개원이 시작되는 내년 봄에는 상황이 달라질까? 시중 은행들은 그동안 쌓였던 데이터를 통해 심사 기준을 수시로 변동한다. 그 동안의 대출과 연체율 등을 검토해서 문제가 발생하면 대출을 줄이고 다시 괜찮아지면 대출을 늘리기 때문에, 이같은 추세의 지속 여부에 대한 단언은 다소 힘들다.

따라서 이에 대한 의견도 양분되고 있다. 한 관련업계 종사자는 “개원가 상황이 안 좋아진 것이 일시적인 현상도 아니고, 이러한 상황을 금융계에서도 알고 있기 때문에 쉽게 대출 시장이 풀릴 것으로 보여지진 않는다”고 전망했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무엇보다 돈을 돌려야 하는 은행 입장에서 그나마 믿고 빌려줄 수 있는 집단은 의사라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본격적인 개원 시즌이 도래하면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어느 쪽의 전망대로 흘러갈지는 예측하기 힘들지만, 신용대출이 힘들어진 요즘, 의사전용상품의 대출 심사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의 말처럼 ‘의사조차, 먹고살기 참 힘들어졌다’.■

이연화 기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294건 41 페이지

검색

서울대학교병원
대한정형외과학회
최교수의 골프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