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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칼 안 잡는 의사들]수술실에 레지던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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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충훈
댓글 0건 조회 899회 작성일 03-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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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칼 안 잡는 의사들]수술실에 레지던트가 없다


<上> 대학병원 현실

[조선일보 임형균 기자]
경기도에 사는 오모씨. 지난달 말, 밤에 교통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친 그는 가까운 A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병원 응급실에서는 “다른 병원으로 가라”며 오씨를 돌려보냈다. “대학병원이 응급환자를 돌려보낼 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지만, 그는 왜 그런지 영문을 모른다. 800병상 규모인 이 병원은 24개 진료과 중 신경과·흉부외과·안과·방사선종양학과·진단검사의학과·병리과·응급의학과 등 7개과에 레지던트(전공의)가 한 명도 없다. 낮에는 교수들이 있지만, 이들이 퇴근한 뒤에 진료를 맡을 레지던트가 없는 과들은 밤에는 사실상 ‘휴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의 일부 대학병원을 제외하면 전국 대부분 대학병원(수련병원)의 사정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앞으로 5~10년 뒤에는 인력 수급 불균형이 레지던트뿐 아니라 전문의에게까지 파급될 것이 확실시된다. 전문의는 레지던트들이 3~4년 과정을 마친 뒤에 될 수 있으므로, 현재 레지던트 부족은 미래의 전문의 부족을 뜻하기 때문이다. 일부 과에서는 벌써 전문의가 부족해 월급을 두 배로 올려줘도 못 구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레지던트의 진료과별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기 시작한 지 10여년. 이미 대학병원의 진료 현장의 파행 현상은 의료계에서는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대학병원 수술실에서는 대개 레지던트 1~2명이 소독 등 수술준비를 한 뒤 집도의인 교수가 칼을 잡는다. 간단한 수술은 레지던트 3~4년차가 직접 하기도 한다. 레지던트가 없으면 교수들에게 ‘수술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들은 자기 환자들에게 웬만하면 “서울 큰 대학병원으로 가라”고 권하곤 한다.



전국 환자들이 서울의 유명 대학병원으로만 몰리는 데에는 이 같은 레지던트 수급불균형이 큰 몫을 하고 있다. ‘빅4’로 불리는 서울대·신촌세브란스·서울아산·삼성서울병원은 입원실을 못 구해 응급실에서 며칠씩 대기하는 환자들이 줄을 잇지만, 다른 대학병원이나 상당수 지방 병원들은 입원실이 텅 비어 있다.



레지던트 수급 불균형은 95년을 전후해 심화하기 시작했다. 보험 대 비보험 진료과 의사 간의 소득격차가 벌어지고, 의료사고의 위험성이 높은 힘든 과를 기피하는 풍조가 번지기 시작한 것 등이 원인이다. 흉부외과의 레지던트 확보율은 95년 67.5%에서 2000년에는 절반 이하(46.3%)로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57.1% 였다.



진단검사의학과·방사선과·핵의학과 등에서의 레지던트 부족 사태는 심각해 레지던트 1~2년차에 그만두는 경우도 많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최금숙씨의 석사논문에 따르면 1년차 중도 포기율이 진단검사의학과 18.7%, 진단방사선과 18%, 외과 9.5%, 흉부외과 9.3%, 신경외과 6% 등이었다. 서울의 명문대 의대를 졸업한 한모(30)씨. 모교 진단방사선과 레지던트를 하다 1년차 때 그만두고 군의관을 마친 뒤 수도권의 다른 대학병원 가정의학과 레지던트를 새로 시작했다.



반면, 인기과 경쟁은 대학입시를 무색케 한다. 매년 100% 가까운 확보율을 보이는 피부과·성형외과·안과·이비인후과 등에 가기 위해 ‘재수·삼수’에 ‘하향지원’도 감수한다. “명문대병원의 비인기과보다 작은 병원 인기과가 더 장래성(?)이 있기 때문”이란 게 이들의 말.



오는 12월 14일로 예정된 레지던트 선발 시험에서도 사정은 더 나아질 것 같지 않다. 연세대 의대 장병철 교수(흉부외과)는 “의대 교수와 레지던트 등 의사가 적어도 3명, 간호사 2명이 5시간 이상 걸리는 심장 관상동맥 우회수술의 수술비 수가가 불과 100만원밖에 안 된다”며 “이런 현실이 개선되지 않는 한 레지던트 수급 불균형과 그에 따른 문제점은 심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형균기자 hyim@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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