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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센터 유행,새로운 개원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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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충훈
댓글 0건 조회 1,187회 작성일 03-05-29 00:00

본문

메디칼센터 유행,새로운 개원모델?
<주간 - 171> 2003-05-26



의약분업 이후 폭발적 증가
단독개원과 비교해 장점 크지 않아

아주 오랫동안 가장 일반적인 개원모델은 ‘단독개원’이었다. 또한 개원의들이 의원을 운영하는 데 있어 특별한 전략을 세우거나 그에 따른 마케팅 활동을 펼치지 않아도 환자는 꾸준히 찾아왔던 것이 사실이다.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었던 것은 물론이고.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의료환경으로 인해 개원의들의 수입이 점차 불안정해지자 상황이 달라졌다. 개원의들은 수익 창출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고, 그 모색의 과정은 개원의 형태까지도 변화하게 만든 것이다. 단순히 두세 명의 의사들이 하나의 의원을 운영하는 ‘공동개원’이 느는가 싶더니, 최근에는 ‘메디칼센터’가 주목받고 있다. 용어의 혼란이 있기는 하지만, 메디칼센터는 일반적으로 상가나 빌딩 일부에 일반 점포와 함께 여러 과의 의원이 모여서 입주해 있는 경우를 말한다.

건설업체가 이름 붙이기 나름

메디칼센터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2000년 의약분업 이후, 개원이 크게 늘면서부터다. 건설업체들이 개원 붐을 타고 많은 건물을 짓기 시작했고, 그 결과 같은 건물 혹은 같은 층에 여러 의원들이 입주하는 일이 점차 흔해졌다.

또한 기존 일반 건물을 소유하고 있던 건물주들도 타 업종에 비해 경기를 별로 타지 않고 월세 개념의 임대료가 연체되지 않을뿐더러, 임대료 인상이 비교적 용이해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는 개인의원의 입주를 선호하면서 자연스럽게 메디칼센터가 들어서게 됐다. 여기에 여러 과가 밀집해 있어 진료의뢰 및 환자 유입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 많은 개원의들까지 합세해 그야말로 메디칼센터 붐이 일기 시작했다.

메디칼빌딩, 클리닉센터, 메디칼리조트 등 정확한 개념이 정리되지 않은 다양한 이름들도 있는데, 업계에서는 그 차이가 조금씩 있다고 얘기하고 있지만 대개는 자의적으로 붙인 이름들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건설업체나 시행사가 분양 혹은 임대를 용이하게 할 목적으로 그럴듯한 이름을 붙이는 것이다.

흔히 ‘메디칼빌딩’으로 불리는 경우는 어떤 곳을 말할까? 건물 내에 의원을 중심으로 건강 관련 점포들이 입주해 있고, 하나의 고유 브랜드명 아래 각 의원이 전문컨설팅을 통해 공동의 운영안을 갖는 형태를 보통 메디칼빌딩으로 분류하는데, 이는 서울 강남지역과 신도시를 중심으로 점차 증가추세에 있다.

단독개원과 큰 차이 없어

메디칼센터는 많은 의원이 집적해 있어 외형적으로 피상적인 네트워크는 갖추고 있지만, 실제로 동일 진료과목의 의원이 적절한 배분 없이 중복 입주해 있어 의원간의 경쟁만 심화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더욱이 이름만 메디칼센터일 뿐 실제로는 의료기관이 중심이라기보다는 술집, 노래방 등 유흥업소가 더 많이 입주하고 있어, 오히려 진료환경은 불리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컨설팅의 한 전문가는 “메디칼센터 내에 술집, 노래방 등 일반점포는 배제하고 대신에 약국, 의료기기점, 산후조리원, 헬스클럽, 피부관리실, 비만클리닉, 사우나 등 의료기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건강 및 미용 샵이 입주해야 이들 센터 내에 의료기관들이 홍보 및 환자 유입의 장점을 가질 수 있다”며 “그러나 실제로 대부분의 메디칼센터는 단순히 여러 의원들이 일부 층에 공동 입주해 있다는 점 외에 별 다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들 메디칼센터에 입주한 각 의원들은 독자적인 의원 경영에 치중할 뿐 공동 마케팅 및 홍보, 진료 공유, 인력, 공간 등 비용절감을 위한 다양한 공동시스템 운영에도 무관심한 것이 사실이다.

마포구의 상가밀집지역에 위치한 메디칼센터의 한 성형외과 개원의는 “초기 입주할 때 원장끼리 협의를 통해 동일한 병원 간판을 설치한 것 외에, 개원 후 의원끼리 진료를 의뢰하거나 병원 운영에 대한 회의를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워낙 원장들 개개인의 성향이 강해 의원끼리 공조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강서구에 위치한 메디칼센터의 한 개원의도 “메디칼센터에 입주한 비보험 진료과 의원끼리는 어느 정도 진료의뢰를 통한 수익 증대가 가능하나 내과, 소아과 등 보험과 의원은 오히려 중복되는 진료영역이 있어 일반개원과 비교해 진료 환자 수가 크게 증가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결국 단독개원과 크게 차별화 되는 메디칼센터만의 장점은 별로 없는 셈이다.

임대냐, 분양이냐?

메디칼센터 입주 시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

우선 메디칼센터를 짓는 개발업자가 입주를 희망하는 의사들에게 ‘임대’ 보다 ‘분양’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개발업자 입장에서 임대보다는 분양이 최대한 빨리 수익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분양은 건물을 사는 거고, 임대는 월세가 들어간다는 인식 때문에 분양을 선호하는 의사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분양을 통해 메디칼센터에 입주한 후 배후주거단지 및 유동인구의 감소 등 주변 외부환경의 변화나 경영난으로 인해, 혹은 더 좋은 ‘목’을 발견하여 타 지역으로 이전하고자 할 때에 발빠르게 움직일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분양을 하는 시행사의 재정상태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일반적으로 시행사는 시공에 따른 일정, 분양 대상, 시기별 홍보수단 등 분양을 위한 모든 계획을 수립하게 되는데, 만약 시행사가 분양 및 임대 도중에 자금상의 압박으로 부도가 날 경우, 개원예정의가 메디칼센터 입주를 위해 지불한 분양금은 고스란히 손해 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실제로 얼마 전 한 개원예정의는 명동지역에 분양 중인 메디칼센터의 시행사와 임대 계약을 맺고, 계약금과 1차 중도금을 합쳐 총 4천여 만원을 지불했다. 하지만 1년 넘게 분양이 안돼 재정난을 겪은 시행사가 결국 부도를 맞게 되면서, 고스란히 지불한 돈을 손해본 피해사례가 있었다.

이에 대해 부동산 관련 전문가는 “아파트와 달리 메디칼센터가 입주하는 일반상가나 빌딩은 시행사가 부도났을 경우, 입주예정자가 지급한 계약금, 중도금에 대한 정부차원의 보상장치가 없는 실정”이라며 “시행사의 부도에 따른 손해를 미연에 방지키 위해서는 시공사가 시행사의 부도에 따른 피해를 100% 책임지는 ‘책임시공’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신축 건물인 경우 특히 시행사의 재정을 꼼꼼히 살펴야한다”며 “분양 또는 임대 받고자 할 때 시행사의 자본금, 토지등기부등본, 담보, 근저당, 가압류 등을 살펴보고, 계약서에 책임시공 여부가 명확히 명시돼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행사 부도, 과장 광고 등 주의해야

한편, 요즘 신도시와 수도권 지역의 메디칼센터 광고에는 인근 대단위 아파트단지 조성을 이유로 개원 최적지 임을 강조하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아파트 단지가 6,000세대라고 해도 실제로 오랜 기간 모든 세대가 입주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즉 단순히 아파트 단지의 규모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 입주 세대가 얼마나 되고, 입주가 완료되는 시기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개원컨설팅전문업체 플러스클리닉 탁환식 본부장의 조언을 얻어 정리해 본 최적의 개원입지 조건은 다음과 같다.

▲우선 현재 진료수요가 충분하고 진료권내의 수요확대 요인(아파트단지 건설 등)이 있는지를 확인해야하며, 배후 주거지에서 도보를 이용한 접근성이 용이한지, 대중교통 이용은 편리한가, 자가용 이용 시 교통 혼잡이 덜하고 쉽게 찾을 수 있는 지역인가를 고려해야 한다.

▲또한 기존 병의원이 있다면 고객의 접근 경로를 분석해 배후주거지와 경쟁 병의원 사이에 위치해 진료수요의 상당수를 중간에 차단할 수 있어야 하며, 타 병의원의 개원가능성도 체크해야 한다.

▲개원에 들어가는 비용과 예상 매출액도 분석해야 한다. 최근 들어 핵심 개원지로 각광받고 있는 강남지역의 경우, 단지 매출액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무리하게 은행 대출을 받아 개원했다가 순수익이 은행이자에도 못미처 폐업 또는 이전하는 개원의가 늘고 있는 추세다.

결국 메디칼센터 입주를 희망하는 개원의는 분양 광고에 의존하지 말고, 직접 현장을 찾아가 위에서 언급한 실제 아파트단지의 세대수, 인접지역의 상권과 유동인구, 병의원 수 등을 면밀히 체크하는 것이 요구되어진다.

메디칼빌딩도 대안으로 등장

한편 최근 메디칼센터의 대안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메디칼빌딩’이다.

메디칼빌딩은 기존 메디칼센터가 단순히 여러 의원들이 공동 입주해 있는 점과 달리, 의료전문컨설팅업체들이 직접 분양사로 나서 과의 특성에 맞는 배치, 의원간의 공동 마케팅 및 홍보, 운영방안까지도 컨설팅해 줌으로써 의원 집적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메디파트너 예스클리닉 사업부 한 관계자는 “메디칼빌딩의 가장 큰 장점은 마케팅, 홍보를 혼자 해야 하는 기존 단독개원과 달리 입주한 각 의원들이 의료전문컨설팅을 통해 단일 브랜드명 아래 마케팅, 홍보, 운영방안까지도 공유할 수 있어 비용 절감 및 수익 창출이 유리하다”며 “특히 단독 개원이 지역상권내 진료에 국한되는 반면에 메디칼빌딩은 여러 과가 집적해 있는 종합병원의 이미지가 강해 광역상권화까지 그 진료권이 확대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러한 메디칼빌딩은 몇몇 의료전문컨설팅업체에 의해 비보험 진료가 많은 과 위주로 서울 강남지역에 국한돼 실험적으로 운영되고는 있으나, 아직 일부 의원만이 입주했거나 분양이 진행중이라 실제 그 성공 여부는 좀 더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희석 기자 leeha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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