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사이트맵
 
Login을 해주세요
아이디 / 비밀번호 찾기 회원가입
게시판
공지사항
동문동정
의국동정
동문칼럼
자유이야기
학술토론
앨범 & 자료실
최교수의 골프 칼럼
자유이야기 Home 게시판 > 자유이야기

서울대 이공계, 최악의 자퇴 사태 (의대와 한의대 재입학목표)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이충훈
댓글 0건 조회 1,194회 작성일 03-05-23 00:00

본문

서울대 이공계, 최악의 자퇴 사태


[중앙일보 윤혜신.천인성 기자] 서울대 공대.자연대 등 이공계 학과에 최악의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고수익이 보장되는 의대나 한의대에 진학하기 위해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태는 이공계 학문의 고사(枯死)로 이어져 머지않아 산업현장의 연구개발부문에 심각한 인력난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서울대 기계공학과 석사과정인 한 학생(26)은 최근 대입학원 종합반에 등록했다.

8년 만에 다시 입시를 준비하는 것이다.

목표는 의대 진학. 과학고를 거쳐 공학도의 길을 밟던 그의 '궤도 수정'은 구조조정으로 직장에서 쫓겨난 연구실 선배들의 초라한 모습이 계기가 됐다.

그는 "힘들여 석사ㆍ박사학위를 따고 연구에 파묻혔던 선배들이 줄줄이 실업자가 되는 걸 보면서 남의 일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의대 공부도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평생이 보장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또 "같은 반 학원생 40명 중 처지가 비슷한 명문대 공대.과학기술원 출신이 서너명 있다"고 덧붙였다.

최악의 자퇴 사태=본지가 22일 입수한 서울대의 단과대학별 학적변동 자료에 따르면 공대의 경우 지난주까지 모두 90명이 자퇴서를 냈다.

이는 지난 한해 총 자퇴생(50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자연대도 29명이 자퇴, 지난해 숫자(20명)를 넘었다.

이는 의대.약대.경영대.법대의 자퇴생이 1~2명인 것과 극명하게 대조된다.

서울대 공대의 조사 결과 자퇴생 90명 중 80명은 타 대학에 입학했고, 3명은 타 학과에 재입학했다.

해외유학이나 개인 사정에 따른 자퇴는 각각 3명과 2명에 그쳤다.

공대 관계자는 "다른 대학으로 옮겨간 경우 대부분 사립대 의대에 진학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조선해양공학과 98학번인 楊모(24)씨는 지방 사립대 한의예과에 합격, 올해 초 자퇴서를 냈다.

그는 "한의대에 입학한 1백명 중 10명 이상이 소위 명문대 이공계를 자퇴하거나 졸업한 학생"이라고 말했다.

재수를 위한 휴학도 늘고 있다.

공대의 경우 이날 현재 전체 재적생 7천1백96명 중 12.2%인 8백80명이 휴학 중이다.

공대 관계자는 "군 입대(2백38명)를 뺀 나머지의 절반은 재수를 준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자연대도 10명 중 1명꼴로 학업을 중단, 현재 2백55명이 휴학 중이다.

또 서울대 전체에서 네차례 학사경고를 받아 2002학년도에 제적된 학생 23명 중 16명이 공대와 자연대 학생이었다.

세차례 경고로 제적 문턱에 선 공대.자연대 학생도 90여명에 달한다.

대부분 재수나 고시를 준비하느라 전공 학업을 외면한 탓이다.

입학생 절반만 남아 수업=휴학과 자퇴가 늘다보니 이공계 3, 4학년이 되면 강의실에는 입학동기생의 절반 가량만 남아 있는 실정이다.

원자핵공학과 2001년 입학생의 경우 정원 45명 중 9명이 자퇴하거나 전과(轉科)하고 13명이 휴학, 23명만 수업하고 있다.

화학과 박충모 교수는 "올 초 신입생 면접 때 지원자의 90%가 장래 희망란에 '의사' '한의사'로 써 교수들이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朴교수는 "의대에 가고 싶지만 성적이 안돼 일단 학적을 두려고 들어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현상은 다른 대학도 마찬가지다.

연세대 관계자는 "5월까지 공대 자퇴생이 1백26명으로 2000년 이후 해마다 크게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소신지원이 뚜렷해 좀처럼 자퇴생이 없는 과학기술대에서도 올들어 14명이 자퇴, 지난해 자퇴자 수(13명)를 넘었다.

이공계 교수와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사회적 대우가 이공계 기피 현상의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이종섭 교수는 "30대 박사 연구원의 임금이 20대 금융업 종사자 연봉인 3천만원선에도 못 미치는 실정" 이라며 "이공계 출신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한계를 넘었다"고 말했다.

공대 박사 과정인 李모씨는 "박사학위를 받고 나면 30대 중반이 되는데, 연구직은 수명이 짧고 전직(轉職)도 힘들어 직업으로서 매력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들어 의대나 한의대를 가지 않은 것을 가끔 후회한다"고 했다.

노오현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이 국내 경제를 떠받치고 있지만, 고급 과학두뇌가 없었다면 이만한 수준으로 발전했겠느냐"며 "이공계 공동화가 방치되면 몇년 후 심각한 국제경쟁력 저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혜신.천인성 기자 hyaesin@joongang.co.kr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294건 66 페이지

검색

서울대학교병원
대한정형외과학회
최교수의 골프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