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에서]수술실 긴급경보
페이지 정보
본문
우리사회의 구조적인 부조리와 다양한 사회현상을 심층 취재하고, 해결책을 모색해 보는 본격 시사르포 프로그램 MBC [PD수첩].
이번 주에는 <수술실 긴급경보>편을 통해 심각한 의사수급난에 빠진 외과 계열에 속하는 소위 ‘기피과’들의 실상과 함께 의사부족으로 수술실에 등장한 비 의료인인 속칭 ‘오다리’들의 불법 시술실태를 고발, 우리의 의료현실에 경종을 울리게 된다.
돈 되는 곳으로만 몰리는 의사들
지난 12월 마감한 2003년 레지던트 선발시험에서 흉부외과는 정원의 절반밖에 지원자가 없었다. 진단방사선과 및 해부병리과의 경우는 정원의 30% 내외에 불과했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의료계에서는 ‘10년 내에 해당과는 전문의의 대(代)가 끊기는 상황이 도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성형외과, 안과, 피부과 등은 치열한 경쟁양상을 보이며 정원의 100%를 쉽게 채웠다. 개원을 해서 돈을 벌 수 있는 과로 수련의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선발시험 상위권 학생들은 전원 안과나 피부과로 지원하고 있으며, 최근 강남에서 개업한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2년 새에 병원이 두 배로 늘었다며 귀띰했다.
심장이나 폐 수술 못하는 날 올 것
소위 메이저과 중에서 전공의 지원자가 가장 적은 과는 일반외과, 정형외과, 흉부외과, 신경외과 등의 외과 계열로 수련과정이 힘든데다 나중에 개원을 해도 벌이가 시원치 않다고 판단되는 곳들이다. 소위 서비스과라 불리는 마취과나 해부병리과의 경우도 사정은 이와 비슷하다.
의사수급 편중현상은 이미 심각하게 진행돼 시내 중급병원이나 농촌지역 병원에서는 외과수술이 불가능한 지경이다. 실제로 경기북부지역에서는 일반외과 및 마취의사가 없어 맹장수술도 서울에 이송되어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았고, 수술 받아야 할 때를 놓치는 바람에 사망에 이른 경우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시골지역 병원장들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의사초빙일 수밖에 없는데, 한 병원장은 ‘이제는 포기했다’고 하소연할 지경이었다. 큰 수술이 이뤄지는 대학병원의 경우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최근 흉부외과 교수가 개원을 위해 대학병원을 그만두자 동료의사들은 "내가 심장이나 폐가 아프면 이제 누가 수술해 주느냐?"며 하소연을 했다고 한다. 그 흉부외과 교수는 "머지않아 심장은 커녕 맹장수술 받은 뒤 살아나오면 다행인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외과계열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마취하고, 꿰매고..., 사고치는 ‘오다리’들
의사들을 구하기 힘들어지자 일부 병원에서는 속칭 오다리들의 의료행위가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다. ‘오다리’란 의사의 지시를 받아 병원에서 일하는 비 의료인을 말하는 의료계의 통용어다. 경기도 한 병원의 오다리 김영진(가명)씨. 10년째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그의 실력은 여느 의사 못지 않은 베테랑 급이라고 한다.
수술실을 취재팀이 찾아가자 그는 당황해하며 "수술에는 참여하지만 의사가 해야할 일의 범주를 넘어서지 않는다"고 처음에는 부인했지만, 수술부위 봉합에 참여하기도 한다고 실토했다. 지난해 강원도 K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근무한 김홍섭(가명)씨는 환자를 상대로 마취는 물론 외과수술까지 마구 해오다 경찰에 구속됐다.
김씨는 함께 일하던 공중보건의가 병원을 그만둔 후 병원을 찾은 환자 100여명에게 마취주사를 놓고 심지어 맹장수술, 골절 외과수술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피해자들은 "무조건 눕히고 전신마취부터 시키고 수술을 했다"고 증언했다.
수술실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그러나 개별 병원이나 개인에 대한 처벌만으로 오다리를 근절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방병원의 재정난과 인력부족을 구조적으로 해결할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의료계에서는 ‘기피과’에 대해서는 의료수가를 조정해 신규 의료 인력의 유입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농어촌 지역의 경우 필수의료인을 확보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한다.
PD수첩 <수술실 긴급경보>편을 연출한 이근행 PD는 "지난 2003년 레지던트 선발시험 때 힘들다고 알려진 외과계열에 대한 지원자가 적었다는 사실을 접하면서, 지금 우리 의료현실이 위험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며 "뿐만 아니라 ‘오다리’들의 시술이 늘어나고 있는 형편인데, 이렇게 되면 결국 모든 피해는 우리 국민들이 보게될 것이라는 사실이 우려되었다. 하루빨리 의료계가 정상이 되길 바라며 <수술실 긴급경보>편을 제작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번 주에는 <수술실 긴급경보>편을 통해 심각한 의사수급난에 빠진 외과 계열에 속하는 소위 ‘기피과’들의 실상과 함께 의사부족으로 수술실에 등장한 비 의료인인 속칭 ‘오다리’들의 불법 시술실태를 고발, 우리의 의료현실에 경종을 울리게 된다.
돈 되는 곳으로만 몰리는 의사들
지난 12월 마감한 2003년 레지던트 선발시험에서 흉부외과는 정원의 절반밖에 지원자가 없었다. 진단방사선과 및 해부병리과의 경우는 정원의 30% 내외에 불과했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의료계에서는 ‘10년 내에 해당과는 전문의의 대(代)가 끊기는 상황이 도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성형외과, 안과, 피부과 등은 치열한 경쟁양상을 보이며 정원의 100%를 쉽게 채웠다. 개원을 해서 돈을 벌 수 있는 과로 수련의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선발시험 상위권 학생들은 전원 안과나 피부과로 지원하고 있으며, 최근 강남에서 개업한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2년 새에 병원이 두 배로 늘었다며 귀띰했다.
심장이나 폐 수술 못하는 날 올 것
소위 메이저과 중에서 전공의 지원자가 가장 적은 과는 일반외과, 정형외과, 흉부외과, 신경외과 등의 외과 계열로 수련과정이 힘든데다 나중에 개원을 해도 벌이가 시원치 않다고 판단되는 곳들이다. 소위 서비스과라 불리는 마취과나 해부병리과의 경우도 사정은 이와 비슷하다.
의사수급 편중현상은 이미 심각하게 진행돼 시내 중급병원이나 농촌지역 병원에서는 외과수술이 불가능한 지경이다. 실제로 경기북부지역에서는 일반외과 및 마취의사가 없어 맹장수술도 서울에 이송되어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았고, 수술 받아야 할 때를 놓치는 바람에 사망에 이른 경우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시골지역 병원장들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의사초빙일 수밖에 없는데, 한 병원장은 ‘이제는 포기했다’고 하소연할 지경이었다. 큰 수술이 이뤄지는 대학병원의 경우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최근 흉부외과 교수가 개원을 위해 대학병원을 그만두자 동료의사들은 "내가 심장이나 폐가 아프면 이제 누가 수술해 주느냐?"며 하소연을 했다고 한다. 그 흉부외과 교수는 "머지않아 심장은 커녕 맹장수술 받은 뒤 살아나오면 다행인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외과계열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마취하고, 꿰매고..., 사고치는 ‘오다리’들
의사들을 구하기 힘들어지자 일부 병원에서는 속칭 오다리들의 의료행위가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다. ‘오다리’란 의사의 지시를 받아 병원에서 일하는 비 의료인을 말하는 의료계의 통용어다. 경기도 한 병원의 오다리 김영진(가명)씨. 10년째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그의 실력은 여느 의사 못지 않은 베테랑 급이라고 한다.
수술실을 취재팀이 찾아가자 그는 당황해하며 "수술에는 참여하지만 의사가 해야할 일의 범주를 넘어서지 않는다"고 처음에는 부인했지만, 수술부위 봉합에 참여하기도 한다고 실토했다. 지난해 강원도 K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근무한 김홍섭(가명)씨는 환자를 상대로 마취는 물론 외과수술까지 마구 해오다 경찰에 구속됐다.
김씨는 함께 일하던 공중보건의가 병원을 그만둔 후 병원을 찾은 환자 100여명에게 마취주사를 놓고 심지어 맹장수술, 골절 외과수술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피해자들은 "무조건 눕히고 전신마취부터 시키고 수술을 했다"고 증언했다.
수술실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그러나 개별 병원이나 개인에 대한 처벌만으로 오다리를 근절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방병원의 재정난과 인력부족을 구조적으로 해결할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의료계에서는 ‘기피과’에 대해서는 의료수가를 조정해 신규 의료 인력의 유입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농어촌 지역의 경우 필수의료인을 확보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한다.
PD수첩 <수술실 긴급경보>편을 연출한 이근행 PD는 "지난 2003년 레지던트 선발시험 때 힘들다고 알려진 외과계열에 대한 지원자가 적었다는 사실을 접하면서, 지금 우리 의료현실이 위험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며 "뿐만 아니라 ‘오다리’들의 시술이 늘어나고 있는 형편인데, 이렇게 되면 결국 모든 피해는 우리 국민들이 보게될 것이라는 사실이 우려되었다. 하루빨리 의료계가 정상이 되길 바라며 <수술실 긴급경보>편을 제작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