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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약이 궁금하다] 관절염, 캐내십시오! - 케토톱(강승백,정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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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충훈
댓글 0건 조회 1,443회 작성일 03-01-30 00:00

본문

[이 약이 궁금하다] 관절염, 캐내십시오! - 케토톱


약은 의사의 가장 큰 무기 중의 하나다. 수없이 많은 약제들 가운데 어떤 약을 어떤 환자에게 처방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의사의 가장 중요한 책무 중의 하나이다. 이를 위해 필수적인 것은 주요 약제들에 대한 정확하고 폭넓은 정보를 갖는 것이다. 의약분업으로 약제 선택의 폭이 넓어진 지금, 환자들의 약에 대한 질문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워낙 많은 약품들이 존재하다보니 의사들도 각각의 약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모두 알기는 어렵다. 이에 본지는 매주 한 가지 약품을 선정하여, 그 약품의 알파에서 오메가까지를 살펴보고 있다. 처방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신약과 이미 약효가 검증되어 보편화된 약품은 물론이고, 실체보다 과소평가 혹은 과대평가된 약들도 다룰 예정인 이 연재물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기대한다. <편집자 주>.

수의(壽衣) 속의 케토톱

어느 날 한 통의 편지가 태평양제약에 도착했다. 한편의 소설과도 같은 편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어렸을 적부터 시골 외할머니 손에서 자란 한 소녀가 있었다. 그 소녀는 외할머니의 보살핌으로 학교를 졸업한 후, 어엿한 사회인이 되어 외할머니 곁을 떠나게 되었다.

첫 월급을 타던 날, 소녀는 평소 관절염과 근육통이 심한 외할머니를 위해 케토톱과 함께 할머니를 찾았다. 그후 외할머니는 손녀딸이 사온 케토톱을 마치 외손녀의 분신처럼 허리에 붙이면서 항상 붙어있는지 확인했다. 심지어 목욕을 할 때도 케토톱은 할머니의 몸에서 떨어지는 법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녀는 시골에 계신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는다. 슬픔 속에 잠겨 장례식장을 찾은 소녀는 수의를 입혀드리기 위해 할머니의 옷을 벗겼다. 싸늘하게 식어버린 할머니의 옆구리에 붙어 있는 케토톱을 보면서 소녀는 끝내 울음을 참지 못했다….

케토톱, 이렇게 개발됐다

태평양제약 ‘케토톱’은 지난 94년 세계최초로 개발된 플라스터형 관절염·류마티즘 진통소염제다.

케토톱이 발매된 94년도는, 케토톱과 같은 패치형 관절염 치료제가 전무한 상황이었다. 그나마 근골격계 질환의 치료를 위해 NSAID 파스제나 연고 등이 이용되고 있었으나, 미미한 효과, 적용의 불편함, 자극감, 냄새 등의 문제점을 갖고 있었다. 또한 경구용 진통소염제들은 궤양 및 출혈 등의 위장관 부작용이 있었다.

지난 80년대 후반, 태평양 의학연구소는 오랜 기간 화장품 연구에서 축적된 피부 생리, 피부 흡수 등에 관한 기술을 바탕으로, 선행 연구 과제인 스코폴라민(scopolamine) 패치 개발, 고혈압 치료용 패치 개발에 관한 연구를 통해 경피흡수제제 개발에 관한 기반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였다.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태평양 측은 경구용제제와는 달리 위장장애의 부작용이 없으면서도 경구용 치료제와 동등한 치료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무자극, 무색, 무취에다 약물의 피부 흡수까지 우수한 패치형 관절염 치료제 개발에 착수했다. 5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마침내 지난 94년, 기존 경구용 진통소염제에서 불가피하게 유발되는 위장관 장애를 피하고, 피부를 통해 약물을 지속적이고 고농도로 전달시키는 붙이는 지속형제제(DDS) ‘케토톱’이 탄생하게 된다.

케토톱의 특징

케토톱의 가장 큰 특징은 피부를 통해 근육, 관절부 등에 진통소염 효과를 발휘하는 데 충분한 농도를 침투시켜 작용부위 약물농도에 비해 전신순환 약물농도의 상승을 낮춤으로써 위장장애뿐 아니라 전신 부작용을 경감시킨다는 점이다. 또한 피부를 통한 지속적인 약물침투로 염증국소부위의 약물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함으로써 경구투여 시 투여간격에 의한 국소부위의 약물 농도의 기복(fluctuation)을 줄이고 지속적인 진통소염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기존 패치형 제품과 달리 공기를 투과시키고 수분을 배출시키는 등 피부호흡이 가능한 특수 원료를 사용, 피부자극이나 알레르기 현상이 극히 적고 관절염을 전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전문 유효성분만을 함유한 무향, 무자극 제품으로, 자체 점착력을 가졌기에 밀착포 자체가 필요 없다.

한편, 사용 환자 대부분이 노년층이기에 고혈압이나 당뇨, 위장장애, 간장, 신장질환 등 합병증을 가진 환자가 많아 경구용제제는 복용 금기가 많았던 반면, 케토톱은 이러한 합병증 환자에게도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다.

케토톱 - 케토프로펜

케토톱에 적용된 약물은 케토프로펜(ketoprofen) 성분으로, 무색, 무취이며, 피부 안전성이 우수하고, 피부 흡수가 높아 경피흡수제제로 가장 적절한 약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관절염 등과 같은 적응증에 처방되는 NSAID 중 의사에게 매우 친숙한 약물이기도 하다.

케토톱의 약리작용을 살펴보면, 케토톱을 환부에 붙이면 피부의 지질층을 통해 약물의 흡수가 대부분 진행되고, 단백질층을 구성하고 있는 케라틴층과 minimal lipid층을 따라 약물의 흡수가 진행된다. 이때 케토프로펜이 피부와 혈관을 통해 각각 흡수되고, 흡수된 케토프로펜은 기염물질의 전구체적 성격을 띠는 arachidonic acid가 염증물질 생성에 관여하는 cyclooxygenase의 활성을 저해함으로써, 염증을 일으키는 prostaglandins, thromboxane, leukotriene 등의 생성억제 작용을 하게 된다. 따라서 혈관 투과성 증가, 부종, 통각과민 등의 염증 증상을 근원적으로 소실시키는 역할을 한다.

적중한 ‘마케팅 차별화’

케토톱 판매에 앞서 태평양제약은 마케팅 차별화에 특히 신경을 썼다. 우선 가격에 있어 파격적인 차별화정책을 실시했다. 기존의 패치형 제품들이 500∼1,000원대 가격을 형성한 데 비해, 케토톱은 세계최초로 개발된 전문치료제 성격을 강조해 4,500원(6매)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당시 이 가격은 상식을 초월하는 고가였지만 소비자들은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좋은 약효와 안전성을 가진 케토톱을 선택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이외에 포장재의 고급화, 포장디자인의 차별화도 추구했는데, 이것 또한 모방제품들의 기본 모델이 됐다. 이후 케토톱의 모든 것이 벤치마킹의 대상이 됐다.

위기에서 성공까지

케토톱이 처음 선보인 94년에는 특히 여름이 무더웠다. 무더운 날씨는 케토톱과 같이 붙이는 제형의 제품에 있어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하기 마련. 설상가상으로 이 당시 태평양제약은 영업사원들의 높은 이직률과 붙이는 제형에 대한 영업 전략 부재, 제품의 초도 생산설비에 드는 비용부담 등 여러 가지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었다. 태평양제약은 ‘케토톱이 태평양제약의 마지막 제품이다’라는 각오로 배수의 진을 치고 모든 역량을 이 제품 하나에 집중했다.

우선 가격, 생산시설, 제품디자인, 판매유통결정 및 유통마진, 영업전략 및 정책 등 케토톱에 대한 모든 것이 처음부터 재검토됐다. 이를 통해 케토톱은 제품의 고급화, 차별화, 효능의 우월화, 고마진 제공 등을 전제로 한 판매 및 유통 정책을 실시했으며, 제품의 성격상 OTC 중심의 마케팅을 전개했다. 결국 이런 노력들은 케토톱이 발매된 지 2년만에 누계 판매 350억원 달성으로 이어진다. 무엇보다 3년 연속 적자였던 태평양제약을 흑자기업으로 전환시켜, 회사를 살리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효자제품’이 되었다.

현재 케토톱은 중국, 대만, 필리핀, 몽골 등 8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14개국에서 특허를 받은 상태다. 재미있는 사실은 케토톱은 날씨가 무더운 나라나, 털이 많이 나는 인종들이 살고 있는 국가에서는 매출이 신통치 않다는 점. 한여름 땀에 붙지 않는 파스와 씨름을 해본 사람, 파스를 떼어버릴 때 고통을 겪었던 사람이라면 그 이유가 쉽게 이해되지 않을까?■

정희석 기자 leehan2@



전문가의견
= 보라매병원 정형외과 강승백 교수 =



케토톱의 장점은 국소약물전달 시스템에 의해 아픈 부위에 국소적으로 약물투여가 가능하여 위장 장애가 없다는 점이다. 또한 1,000명의 환자들에게 사용될 시 1∼2명에게만 피부트러블이 발생해, 유사 제품들보다 피부트러블이 적다. 따라서 관절염, 근육통 환자들에게 호응이 좋은 편이다. 최근에 개발된 케토톱은 부직포의 재질이 바뀌면서 적용성이 좋아져 더욱 높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개선 사항으로는 현재 케토톱의 모양이 일률적으로 네모형인데, 붙이는 부위에 따라 떨어지거나, 약물 농도 조절의 차이가 날 수 있다. 따라서 붙이는 부위에 따라 적합한 모양으로 디자인된다면 더 높은 치료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의견
=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정성수 교수 =



관절염, 근육통에 사용된 기존 경구용 약제들이 전신으로 흡수됨에 따라 위장 장애 및 간질환 환자, 콩팥 환자 등에게 부작용을 일으킨 반면, 케토톱은 국소적으로 흡수돼 작용함에 따라 이런 후유증이 거의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단점으로는 붙이는 부위가 대부분 관절 부위이기 때문에 움직이면서 불편을 느끼거나 떨어질 우려가 있으며, 근래에는 점찹력이 더 강해져 피부 자극 현상이 일부 생기고 있다. 사용해본 환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좋은 편이다.


담당PM한마디 = 정갑용 팀장(태평양제약) =



케토톱은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외용소염진통제중 하나이며, 세계 14개국으로부터 특허를 획득한 자랑스런 우리나라 제품이다. 신약개발이 열악한 국내 제약업계 상황에서 신제형 개발을 통해 성공한 대표사례로 꼽히는 케토톱은 우수한 기술력과 아이디어로 신 시장을 개척한 제품임에 담당 PM으로서 큰 자부심을 느낀다.


성분, 함량 : 1매 중 ketoprofen 30mg
보험 약가 : 매당 278원
의료보험청구코드 : A02303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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