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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EMR 도입에 대한 논쟁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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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충훈
댓글 0건 조회 2,416회 작성일 05-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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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욱 교수(서울대병원 의료정보센터장)


서울대학교병원은 2004년 10월 전자의무기록(electronic medical records: EMR)을 도입하면서 병원 정보화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전자의무기록이 도입되면서 챠트를 기다리는 일이 없어졌고 검사, 수납, 투약 등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대폭 줄었다. 외래 진료실에서도 기다리는 사람과 이동인구가 줄어 병원 환경이 한층 조용하고 깨끗해졌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변화는 더 크다.

종이처방전에 작성해서 전달하던 기록이 전자전달시스템으로 바뀌면서 진단과 치료의 실수가 감소하였고 업무가 대폭 간소화되었으며, 진료비 청구의 누락과 오류가 감소하여 병원 경영에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 의사들은 환자를 만나기 전에 교수실에서 미리 진료 기록을 검토하게 되어 환자 파악이 잘되고 환자와의 대화 시간이 효율화 되었다. 전공의나 간호사에게 전자의무기록 사용 소감을 물으면 전자의무기록이 없는 병원에서는 어떻게 근무할 수 있냐고 되묻는다.

많은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기관의 정보화에 대해서는 찬성과 반대의 논쟁이 끊이지 않는다. 우리나라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전자 챠트를 쓰는 일은 보편적이고 대형병원에서도 도입이 가속화 되고 있으며 공공의료기관 중심의 정보화 사업이 추진되면 병원의 전자의무기록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 시점에서 서울대학교병원의 전자의무기록 경험을 돌아보고 우리나라 병원 정보화의 안전장치와 대책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논쟁과 오해의 시작은 병원 정보화와 전자의무기록에 대한 서로 다른 정의에 있다. 의사의 처방, 검사, 처치 등이 해당 진료 지원부서로 연결되는 오더 정보시스템을 CPOE (Computerized Physician's Order Entery)라고 부르며 우리나라에서는 OCS (Order Communication System)라고도 한다. 미국의 병원에서는 CPOE를 쓰는 비율이 8%인데 비하여 일본 병원은 60%, 우리나라는 73%의 병원과 대부분의 의원에서 쓰고 있다. 진료기록을 입력하는 것을 EMR 또는 EHR (Electronic Health Records)라고 하는데 핀랜드 병원의 57%, 미국 병원의 49%, 일본의 12%에서 EMR을 쓰는데 비하여 우리나라는 극히 일부 병원에서만 EMR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는 CPOE와 EMR을 통합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전자의무기록을 설명할 때 정보보호 안전장치, 코드화(표준화) 정도, 정보공유, 종이 챠트 사용여부 등 4가지 측면에서 구별해야 한다. 북유럽 국가들에서는 국가 주도의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정보 공유가 강한 전자건강기록을 쓰고 있다. 미국 한국 일본은 정보공유가 약하거나 동일 재단의 병원에 국한된다. 코드화는 국가 보험 체계가 발달한 우리나라와 북유럽에서 잘 되어 있고 CPOE 적용 비율이 낮은 미국은 표준 코드의 활용이 약하다.

대부분의 외국 사례에서는 종이챠트를 병용하는 반쪽 EMR인데 비하여 한국과 일본의 일부 병원에서는 종이 챠트를 사용하지 않는 (완전)전자의무기록을 운영하고 있다. 정보보호 안전장치는 각 나라의 인문사회 환경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는데 단순 서명에 대한 책임을 엄격히 묻는 서구 사회에서는 기술적 안전장치는 약한 반면 사회적 안전장치가 강하다. 우리나라의 기술적 안전장치는 강하지만 개인의 책임 의식에 기초한 사회적 안전장치는 미흡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병원 정보화에 대한 논쟁의 대상은 EMR의 확산과 공공의료기관 중심의 정보화에 대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높은 CPOE(OCS) 도입율에서 알 수 있듯이 질병명, 약제, 검사명의 코드화를 통한 표준화(국제 표준을 따르는가의 문제는 별도임)는 잘 되어 있고, 전자챠트 없이는 처방전 발행도 보험 청구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보니 정보화가 상대적으로 낙후된 공공의료기관에 CPOE(OCS)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EMR 도입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질 만하다.

한 전문지에는 “대한의사협회 의료서비스육성대책위원회(위원장 문영목·대한개원의협의회 수석부회장)는 27일 제3차 의료서비스육성대책위원회를 열고 정부 차원에서 추진 중인 의료서비스육성대책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를 벌였다.대책위는 EHR이 환자의 프라이버시는 물론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고 우려하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한 “개개인의 민감한 프라이버시인 개인 건강정보를 광범위하게 집중하는 것 자체가 인권침해 요소가 있다는 것이 현재 의협의 입장이다. 복지부 안은 정보를 단순히 모으고 보자는 식의 무대책한 면이 있다”고 표현하였다. (2005.7.28. KMA Times)

전자챠트 또는 전자의무기록에 대한 우려의 근거는 환자의 개인정보 유출과 의사의 진료권 제한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전자의무기록의 효과와 장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지 않나 하는 의구심과 문제점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점에서 일단 유감이다. 국정원(안기부)의 불법도청에 대한 논쟁에서 볼 수 있듯이 정보화는 그 강력한 효과로 인하여 피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불법 도청을 금지하는 법을 만들어도 불법 도청에 대한 유혹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기술적으로 차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스스로 책임감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불법 도청이나 정보 유출의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장치가 필요하고 그 피해가 현실화되지 않도록 하는 전략이 효율적으로 개발 운영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것은 환자 입장에서 접근해야 하며 물이 흐르듯이 유동적이어야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자의무기록 도입에 대한 논쟁은 △필요한가에 대한 논쟁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으로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논쟁에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노력으로 △도입을 확산하는 노력에서 도입의 효과를 증명하고 확대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게 된다.

미국 부대통령의 전자의무기록 추진 사업을 총괄하는 David Brailer 박사가 8월2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언급한 발언은 우리나라와 다른 차원의 논쟁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미국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전자의무기록을 도입하는 사업을 추진하기에 따라 수 조원, 수 십 조원 아니 수백조원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비용의 규모에 대한 논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전자의무기록에 대한 효과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병원들이 자발적인 노력으로 도입을 추진하고 확산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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