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사 인터뷰기사 성상철 (서울대학교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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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의 나 - Back to the Future 성상철 (서울대학교병원장)
12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청년의사’가 의사와 의료문제에 대한 사회적인 여론을 선도하는 의료계의 대중적 정론지로 발전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청년의사’가 창간된 1992년으로 과거를 더듬어가다 보니 자그마한 불씨(?) 하나와 마주치게 된다.
12년 전 4월로 기억한다. 당시 나의 은사이신 서울의대 학장님께서는 참으로 존경받는 분이셨다. 그런데 그분께서 수술을 하고 있던 나를 일부러 찾아오셔서 부학장(당시 학장보)직을 맡아달라고 말씀을 하셨다. 너무나 뜻밖이어서 “생각 좀 해 보겠습니다”라는 건방진(?) 반응을 보이고 학회 참가차 지방출장을 다녀왔다. 그 후 존경하는 다른 선배님께 의논을 드렸더니 도와달라는 선배 교수님의 말씀은 지상명령이나 다름없으니 빨리 가서 사과를 드리고 일을 맡으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 일이 발단이 되어 계속해서 의대와 병원의 이런저런 보직을 맡게 되었고 의대에 입학할 때 가슴에 품고 있었던 ‘오로지 인술을 베푸는 삶에 만족하는 외과의사가 되겠다’는 소박한 꿈은 방향이 달라지게 되었다. 그러나 병원의 보직을 맡으면서 점차 요령도 생기고 일을 혼자서만 하는 것이 아닌 만큼 정형외과 교수로서 웬만큼 수술도 하고 학회활동, 논문발표 등도 별 지장 없이 할 수 있었다. 미력이나마 소속된 society에 다소 공헌과 봉사를 할 수 있는 것은 개인의 영예를 떠나서 삶의 보람이라고 생각한다. 또 한 가지 병원 일을 하면서 좋았던 것은 소위 opinion leader인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만날 기회가 많아 그들의 삶과 생활철학에 귀를 기울이는 동안 많은 것을 배운 것이다.
보직자로 근무하면서 또 하나 배운 점은 정해진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지 않으면 생활이 고달파지더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이끌려 피동적으로 지내다보면 어느새 세월은 가고 일은 쌓이고, 후회할 때는 이미 늦는 수가 많았다. 따라서, 연륜이 쌓이면서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을 일의 중요도와 사안의 완급에 따라 적절히 배분하게 되며, 우리 생활의 정형인 plan-do-see라는 틀을 잘 이해하게 되고 생활의 보람을 더 느끼게 된 셈이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고 하지만 利己心은 짧고 가치 없으며, 利他心 또는 奉仕精神은 영원할 수 있다는 믿음도 체험하게 되었다. 이 사회에서 리더로 인정받으려면 남과 다른 여러 가지 덕목을 갖추어야 하겠지만, 누가 나에게 중요한 세 가지를 물어온다면 봉사정신, 관용 그리고 상대방의 얘기를 경청하는 태도라고 하고 싶다. 상대방을 존중할 줄 모르는 사람은 상대방으로부터 존경받기도 어렵다. 일을 하면서 진정으로 체험한 경우가 참 많았다.
상대방에게 얘기하기 전에 세 번만 생각해 보겠다고 결심한 때가 있었다. 이 말을 들으면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할까? 혹시 결례가 되지 않을까? 내 경험으로는 세 번 생각하면 처음에 하려고 했던 얘기의 50∼80%는 불필요하거나 지나친 말일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물론 개인차가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잠깐 12년 전으로 갔다가 돌아왔다. Back to the Future일진 모르겠으나, 12년 전의 brain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을 해 본다.
12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청년의사’가 의사와 의료문제에 대한 사회적인 여론을 선도하는 의료계의 대중적 정론지로 발전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청년의사’가 창간된 1992년으로 과거를 더듬어가다 보니 자그마한 불씨(?) 하나와 마주치게 된다.
12년 전 4월로 기억한다. 당시 나의 은사이신 서울의대 학장님께서는 참으로 존경받는 분이셨다. 그런데 그분께서 수술을 하고 있던 나를 일부러 찾아오셔서 부학장(당시 학장보)직을 맡아달라고 말씀을 하셨다. 너무나 뜻밖이어서 “생각 좀 해 보겠습니다”라는 건방진(?) 반응을 보이고 학회 참가차 지방출장을 다녀왔다. 그 후 존경하는 다른 선배님께 의논을 드렸더니 도와달라는 선배 교수님의 말씀은 지상명령이나 다름없으니 빨리 가서 사과를 드리고 일을 맡으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 일이 발단이 되어 계속해서 의대와 병원의 이런저런 보직을 맡게 되었고 의대에 입학할 때 가슴에 품고 있었던 ‘오로지 인술을 베푸는 삶에 만족하는 외과의사가 되겠다’는 소박한 꿈은 방향이 달라지게 되었다. 그러나 병원의 보직을 맡으면서 점차 요령도 생기고 일을 혼자서만 하는 것이 아닌 만큼 정형외과 교수로서 웬만큼 수술도 하고 학회활동, 논문발표 등도 별 지장 없이 할 수 있었다. 미력이나마 소속된 society에 다소 공헌과 봉사를 할 수 있는 것은 개인의 영예를 떠나서 삶의 보람이라고 생각한다. 또 한 가지 병원 일을 하면서 좋았던 것은 소위 opinion leader인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만날 기회가 많아 그들의 삶과 생활철학에 귀를 기울이는 동안 많은 것을 배운 것이다.
보직자로 근무하면서 또 하나 배운 점은 정해진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지 않으면 생활이 고달파지더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이끌려 피동적으로 지내다보면 어느새 세월은 가고 일은 쌓이고, 후회할 때는 이미 늦는 수가 많았다. 따라서, 연륜이 쌓이면서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을 일의 중요도와 사안의 완급에 따라 적절히 배분하게 되며, 우리 생활의 정형인 plan-do-see라는 틀을 잘 이해하게 되고 생활의 보람을 더 느끼게 된 셈이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고 하지만 利己心은 짧고 가치 없으며, 利他心 또는 奉仕精神은 영원할 수 있다는 믿음도 체험하게 되었다. 이 사회에서 리더로 인정받으려면 남과 다른 여러 가지 덕목을 갖추어야 하겠지만, 누가 나에게 중요한 세 가지를 물어온다면 봉사정신, 관용 그리고 상대방의 얘기를 경청하는 태도라고 하고 싶다. 상대방을 존중할 줄 모르는 사람은 상대방으로부터 존경받기도 어렵다. 일을 하면서 진정으로 체험한 경우가 참 많았다.
상대방에게 얘기하기 전에 세 번만 생각해 보겠다고 결심한 때가 있었다. 이 말을 들으면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할까? 혹시 결례가 되지 않을까? 내 경험으로는 세 번 생각하면 처음에 하려고 했던 얘기의 50∼80%는 불필요하거나 지나친 말일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물론 개인차가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잠깐 12년 전으로 갔다가 돌아왔다. Back to the Future일진 모르겠으나, 12년 전의 brain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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